밀폐형 테라리움은 한 번 완성하면 물을 거의 주지 않아도 되는 자급자족 생태계입니다. 저는 남는 유리 어항 하나를 버리기 아까워 시작했는데, 완성 직후의 뿌듯함보다 일주일 뒤에 찾아온 당황스러움이 훨씬 더 기억에 남습니다. 테라리움이 쉬워 보인다는 인식, 제 경험상 절반만 맞습니다. 밀폐형 테라리움, 만드는 것보다 식물선택이 먼저다일반적으로 테라리움은 유리 용기에 흙과 식물을 넣으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만들어보면 용기 형태와 식물 궁합을 먼저 따지지 않으면 금방 망합니다.테라리움은 크게 밀폐형과 개방형으로 나뉩니다. 밀폐형은 뚜껑이 있는 용기를 사용해 내부에서 수분이 순환되는 방식입니다. 이 수분 순환을 증산-응결 사이클(transpiration-condensation cycle)이라고 부릅니..
물을 조금씩만 주면 배수구 없는 화분도 괜찮을까요?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예쁜 도자기 화분을 들여놓고 두 달 뒤, 흙에서 퀴퀴한 냄새가 났고 화분을 뒤집어보니 뿌리 아랫부분이 검게 썩어 있었습니다. 물을 아껴 줬다고 생각했는데 배수구가 없으니 수분이 빠져나갈 곳이 없었던 겁니다. 배수구 하나가 식물의 생사를 가른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뿌리썩음병, 물을 적게 줘도 생기는 이유일반적으로 과습은 물을 너무 많이 줘서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물의 양보다 물이 빠져나가는 구조가 더 결정적입니다.배수구가 없는 화분에 물을 주면 화분 바닥에 수분이 계속 고입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토양 내부에 혐기성 환경(anaerobic condition)이 형성됩..
분갈이를 한 뒤 이틀 만에 잎이 축 늘어지는 현상, 처음 겪으면 누구든 당황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문제는 그 당황함이 잘못된 대처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분갈이 후 시드는 현상의 정체와 올바른 회복 방법을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봤습니다. 이식 스트레스, 식물이 보내는 정상 신호입니다분갈이 후 식물이 시드는 현상을 이식 스트레스(transplant shock)라고 합니다. 여기서 이식 스트레스란 식물이 새로운 토양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뿌리의 수분·양분 흡수 능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사람이 이사를 하고 나서 며칠간 피로를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제가 처음 분갈이를 했을 때 이 개념을 전혀 몰랐습니다. 이틀 만에 잎이 처지는 걸 보고 뭔가 크게 잘못됐다고 생각했습..
씨앗 하나를 심고 매일 아침 흙을 들여다보는 경험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바질 씨앗을 처음 심던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5일째 되던 아침, 작은 떡잎 두 장이 흙을 뚫고 올라왔을 때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발아 후 관리를 제대로 몰랐던 탓에 줄기가 가늘게 웃자라버렸고, 그때서야 파종에는 '발아 전'과 '발아 후'가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성공적인 발아를 결정하는 세 가지 조건씨앗 파종에서 발아율을 좌우하는 핵심 조건은 온도, 수분, 빛 세 가지입니다. 이 중 하나라도 범위를 벗어나면 씨앗이 아예 싹을 틔우지 못하거나 발아율이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온도는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조건입니다. 대부분의 채소와 허브 씨앗은 발아 적온(..
2년 넘게 키우던 스파티필럼을 화분에서 꺼내는 순간, 저도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멈칫했습니다. 뿌리가 화분 안을 꽉 채운 채 엉켜 있었고, 새 잎이 비집고 나올 자리조차 없어 보였습니다. 그날 처음 시도한 포기나누기는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고, 성공률도 삽목보다 높아 지금은 가장 자주 쓰는 번식 방법이 됐습니다. 포기나누기란 무엇인가, 삽목과 뭐가 다른가식물을 늘리는 방법을 찾다 보면 대부분 삽목이나 수경재배 이야기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저도 처음에 그쪽부터 찾아봤는데, 솔직히 성공률이 영 불안했습니다.포기나누기는 영어로 디비전(division)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디비전이란 하나의 모체 식물에서 자란 여러 줄기나 뿌리 덩어리를 분리해 각각 독립된 개체로 키우는 번식 방식을 말합니다...
솔직히 처음엔 그냥 뿌리가 나오는 걸 구경해 보려고 시작했습니다. 스킨답서스 줄기 하나 잘라서 투명한 유리컵에 꽂아둔 게 전부였는데, 2주쯤 지나자 하얀 뿌리가 길게 늘어지는 걸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수경재배가 그냥 식물 키우는 방법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인테리어가 된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다음에 다육식물로 똑같이 시도했다가 줄기가 물러지면서 통째로 망한 경험도 했습니다. 어떤 식물이 수경재배에 맞고, 어떻게 관리해야 오래 유지되는지, 직접 겪은 실패를 바탕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수경재배에 적합한 식물과 삽목 방법수경재배를 처음 시도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어떤 식물이 수경재배에 맞는지 여부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걸 모르고 시작하면 높은 확률로 첫..